한미양행은 국내 곤충식품 산업을 개척해온 대표 기업이다. 2015년 식품원료 제도 정비로 메뚜기·누에·갈색거저리 등이 합법적 원료로 등록된 이후 한미양행은 곤충 단백질의 기능성과 산업적 가치를 파악하고 연구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30종 이상의 곤충 기반 제품을 선보였으며 곤충 분말, 단백질 보충제, 오일, 스낵, 쿠키, 파스타 등 소비자용 제품뿐 아니라 암 환자용 회복식, 고령자용 단백질 보충제 등 특수식품 영역까지 개발 범위를 확장했다.
한미양행 한미메디푸드소재연구소 김중학 소장은 “식용곤충은 고영양 자원이면서도 환경 부담이 적다. 단백질 수요가 급증하는 고령사회에서 곤충 단백질은 반드시 산업화해야 할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근력·인지기능 개선 등 과학적 기능성 입증
김 소장에 따르면 연구개발은 단순한 원료 가공을 넘어 기능성 검증과 임상적용 단계로 나아갔다.
갈색거저리 단백질을 투여한 고령자 98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근육량과 근력이 의미있게 증가했다. 단순 체중 변화가 아닌 근육 단백질 합성 지표가 개선되면서 근감소증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인지 관련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 기억력과 주의력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관찰되어 치매 전단계 예방 가능성이 입증됐다.
국립농업과학원·의료기관과의 협력 연구에서는 암 환자 대상 회복식으로 곤충 단백질이 활용됐다. 영양 상태 회복 속도가 빠르고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이 성과는 식약처 개별인정 신청으로 이어져 국내 최초 곤충 원료 기반 건강기능식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한미양행이 확보한 관련 특허는 30여 건에 달한다.
산업 과제는 인식과 가격의 벽
김 소장은 산업화를 가로막는 현실적 제약을 분명히 했다. 첫째는 소비자 인식이다. “혐오감은 극복할 수 있지만, ‘굳이 곤충을 먹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더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곤충 단백질의 필요성과 차별성을 설득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는 가격이다. 현재 곤충 원물 가격은 “한우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고가다. 갈색거저리 kg당 3만~4만원, 흰점박이꽃무지 kg당 12만~20만원은 소비자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자동화·대량생산 기술, 산업단지 기반의 집약적 생산, 원료 표준화가 산업화를 위한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성장동력
한미양행 사례는 곤충 단백질 산업이 이미 실험적 단계에서 산업화 단계로 넘어왔음을 보여준다. 곤충 단백질은 청정 환경에서 사육·생산이 가능해 위생과 안전성이 높으며, 배양육이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물성 단백질 대비 자급 가능성이 크다.
향후 곤충 단백질은 ▲고령자용 단백질 보충제 ▲환자 대상 메디푸드 ▲대체육 소재 ▲스낵·분말 등 일상 소비재까지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소장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과 글로벌 시장 연계가 맞물린다면, 곤충 단백질은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양행의 연구개발은 곤충식품이 ‘미래 먹거리’라는 구호를 넘어 기능성과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자원임을 보여준다. 소비자 인식 개선과 가격 안정화라는 과제를 풀어낸다면, 곤충 단백질은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미래 대체식품산업의 핵심 축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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